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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논 400D 어떤 렌즈가 있을까?

by gomorrahtoda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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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논 400D 어떤 렌즈가 있을까?

며칠 전, 정말 오랜만에 제 카메라 가방을 꺼내 들었습니다.
거기엔 몇 년째 잠자고 있던 캐논 EOS 400D가 있었습니다.
손에 쥐자마자 먼지가 묻었고, 셔터 버튼이 약간 뻑뻑하게 느껴졌죠.
LCD는 시대에 맞지 않게 작고 흐렸고, 바디도 바랬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순간, 마음은 조금 두근거렸습니다.
아, 이 녀석이 아직도 살아 있구나. 나랑 같이 봄을 맞을 준비가 되었구나.

400D는 제게 첫 DSLR이었습니다.
사진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마음먹고, 주머니 탈탈 털어 구입한 녀석.
설레는 마음으로 매뉴얼도 정독하고, 인터넷에서 조리개니 노출이니 공부하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 자체가 참 좋았던 그 시절의 기억도 함께요.

오래됐지만, 그래서 더 애틋한 카메라

이제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너무 좋아져서, DSLR을 들고 나갈 일도 적어졌죠.
최신 미러리스는 작고 가볍고 성능도 좋지만, 이상하게 그때처럼 설레지는 않아요.
그런 의미에서 400D는 저에게 '다시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카메라'였습니다.

물론 문제도 있었죠.
배터리는 충전해도 금세 닳았고, 렌즈 마운트는 약간 헐겁고, 내부엔 이상한 소음도 났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수리를 맡겼고, 수리비는 6만 5천 원이 들었습니다.
중고 시세가 6만 원인데, 수리가 더 비쌌던 거죠.

하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 카메라로 찍은 첫 사진을 보고, 정말 오랜만에 ‘사진 좋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무보정인데도 봄 햇살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담겼고,
촬영한 이미지는 조용하고도 깊었습니다.

400D, 어떤 렌즈를 써야 할까? 고민의 시작

400D는 EF 마운트를 사용하는 크롭 바디입니다.
그래서 EF 렌즈와 EF-S 렌즈 모두 호환됩니다.
하지만 요즘 렌즈들은 대부분 미러리스용 RF 마운트라, 호환이 안 되죠.
그래도 다행히, 중고 시장엔 예전 렌즈들이 여전히 많이 돌아다니고 있고,
무엇보다 그런 렌즈들이야말로 400D와 잘 어울리는 ‘낡은 친구’들입니다.

렌즈 추천 리스트 – 400D의 부활을 위한 파트너들

EF 50mm f/1.8 STM – 입문 단렌즈의 끝판왕

일명 '신계륵'. 감성의 정석입니다.
조리개 f/1.8의 얕은 심도로 인물 사진을 찍으면 배경이 예쁘게 날아가고,
초점은 쨍하게 박혀서 감각적인 느낌이 납니다.
크롭 바디에서는 약 80mm의 망원 느낌이라 인물에 특히 좋습니다.

EF-S 17-55mm f/2.8 IS USM – 크롭 바디의 명품 줌렌즈

줌 전 구간 f/2.8 고정 조리개, 손떨림 방지(IS), 빠른 USM 모터까지.
화질도 뛰어나고, 색감도 캐논 바디와 찰떡궁합입니다.
무게가 있지만, 감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Tokina AT-X 11-16mm f/2.8 – 감성 광각의 맛

초광각으로 트인 장면을 시원하게 담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풍경, 건축, 도시 사진에서 진가를 발휘하죠.
400D와의 조합에서도 감성적인 사진이 나옵니다.

Helios 44-2 58mm f/2 – 필름 감성 마스터

수동 초점만 가능하지만 그 보케와 색감이 예술입니다.
특히 회오리 보케는 Helios만의 상징입니다.
사진을 ‘찍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 강추!

다시 찍고 싶은 마음을 렌즈 하나로

렌즈 하나 바꾼다고 사진이 갑자기 달라지진 않아요.
하지만 확실한 건, 다시 찍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겁니다.
무심코 지나던 길에서도 앵글을 잡아보고 싶어지고,
빛이 좋은 날에는 나가서 사진을 찍고 싶어지죠.

지금 여러분도 그런 순간을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옷장 속 그 카메라, 한 번 다시 꺼내보세요.
그리고 좋은 렌즈 하나 물려서, 봄을 찍으러 나가보세요.
사진은 장비가 아니라 마음이 담긴 셔터 한 장이니까요.

케논 400D 어떤 렌즈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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